테슬라 모델3와 함께한 한겨울 수안보 온천 방문기
오랜만에 테슬라 모델3를 타고 여행을 다녀왔다. 서울에서 출발하여 충청북도 충주에 위치한 수안보 온천으로 향하는 1박2일의 일정이었는데 전기차를 타고 경기도를 거의 벗어나본 적이 없던 나에게는 은근히 장거리 여행이었다. 심지어 전기 소모량이 많은 한 겨울이었고 친구들을 태우고 가야 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걱정도 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충전으로 인한 동선, 시간의 낭비 없이 즐거운 여행이었다.
강남에서 출발하여 수안보까지는 편도 138km로 대략 2시간이 소요되었다. 테슬라 모델3 스탠다드 레인지의 주행거리가 대략 350km인 것을 감안하면 왕복 276km는 충전 없이 다녀오기에 크게 어렵지 않은 거리처럼 보인다. 하지만 4년차 전기차 오너인 나는 겨울철 영하의 날씨에서는 이 수치는 그렇게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테슬라로 장거리 여행을 할 때 일반적으로 가능한 충전 옵션은 아래와 같이 3종류가 있다.
1. 슈퍼 차저
2. 고속도로 휴게소(DC콤보 또는 CHADeMo 어댑터 필요)
3. 목적지의 충전소
수안보 온천이 위치한 충주의 경우 다행히도 충주, 충주-모다아울렛 이라는 2개의 슈퍼차저가 있었다. 목적지에 가는 길에 슈퍼차저에 들러서 충전을 한다면 돌아가는 시간을 포함해서 대략 40~60분의 시간이 추가로 소요될 것 같았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친구 2명을 태우고 있었고 약속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었기 때문에 1시간이나 더 걸리는 선택을 할 수 없었다.
충주에 가는 길에 화장실에 갈 겸 휴게소에 잠시 들리게 되었다. 보통 휴게소에는 2대 정도의 급속 충전기가 있기 때문에 동선의 낭비 없이 충전하기에 좋은 옵션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두 개의 충전기 모두 사용 중이었기 때문에 그냥 출발할 수 밖에 없었다.
일단 수안보까지 도착하기에는 충분한 전기가 있었기 때문에 충전에 대한 걱정은 잠시 뒤로하고 목적지인 수안보 파크호텔로 향했다. 운이 좋게도 호텔 주차장에 완속 충전기가 1대 있었고 비어있는 상태였다. 필자가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는 CHARGEV라는 업체의 충전기라 약간 당황했지만 앱을 설치하고 회원가입을 하니 어렵지 않게 충전이 가능하였다.
차량을 충전하는 동시에 친구들과 함께 호텔에 있는 온천에서 몸을 녹일 수 있었다. 수안보라는 지역에는 다양한 온천 호텔이 있는데 그 중 파크호텔을 선택한 이유는 노천탕이 있기 때문이었다. 노천탕은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때마침 눈이 내린 덕분에 겨울의 운치를 즐길 수 있었다. 약간 아쉬웠던 점은 노천탕에서 바깥의 경치가 보이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예전에 일본 유후인을 방문했을 때에도 노천탕을 즐길 수 있었는데 탕에서 바라보던 유후산의 아름다운 풍경에 비하면 조금 실망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온천 후에는 꿩요리 맛집 '감나무집'에서 수안보의 명물인 꿩 요리를 먹었다. 꿩 요리는 예전에 경남 사천에서 샤브샤브로 먹어본 적이 있었는데 수안보에서는 탕수육, 잡채 등 다양한 종류의 꿩 요리를 맛볼 수 있었고 샤브샤브 자체도 매우 부드럽고 맛있었다. 온천 후에 꿩 요리와 함께 친구들과 소주를 기울이는 저녁 시간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즐거운 순간이었다.